트럼프와 어떤 세상의 종말
* 다음은 『네이션』(The Nation)에 실린 네이오미 클라인의 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그들의 세상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Donald Trump’s Presidency Could Literally Mean the End of Their World)를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 정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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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는 바로 그때, 나(클라인)는 호주 시드니의 한 방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치-팡(Maria Tiimon Chi-Fang)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치-팡은 키리바티(Kiribati)라는 섬나라의 활동가이다. 나는 하루 종일 “세상의 종말이다”라는 제목의 이메일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이 과장법의 특권에 갑자기 당혹스러워졌다.
만일 트럼프가 오바마 정권에서 불충분하지만 그나마 얻은 기후 관련 성과를 자신이 말한 대로원점으로 되돌리고, 다른 나라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고무한다면, 치-팡의 나라와 문화는 파도 아래로 사라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말 그대로, 그들의 세상 전체의 종말인 것이다.
치-팡에게 파리 기후 협정은 희귀한 희망의 순간이었다. 섬나라들이 기온을 1.5°C 아래로 유지할 필요를 반영하는 문구가 삽입되도록 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워서 이겼다. 치-팡은 “우리는 잠도 자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1.5° 목표는 키리바티와 기타 저지대 섬들의 사람들에게 생존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 혹은 더 쉬운 2°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리가 새로운 화석 연료 기반시설을 단 한 조각이라도 침몰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화석 연료만으로 이미 탄소예산을 넘어섰다.
트럼프는 10월 말에 공개된 그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100일 계획”에서 여성들을 잡는 것(grabbing women)에 대해서 허풍을 떤 것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탄소를 잡겠다는 의도를 명확하게 했다. 그의 계획들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 키스톤 XL 송유관 작업이 계속 진행되도록 허용한다.
· 화석 연료 생산에 가해진 제한을 제거한다.
· “유엔 기후변화 프로그램에 낼 수십억 달라”를 취소한다.
이는 가능한 한 빨리 지구를 온난화하고 지금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던져주고 있는 사소한 구명 재킷들은 태워버리자는 말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말이 진담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과학자들을 괴롭히는 <경쟁기업연구소>(Competitive Enterprise Institute)의 에벨(Myron Ebell)을 환경보호국 개편 팀(EPA transition team)에 임명했다.
이는 트럼프가 행하겠다고 말한 것의 일부일 뿐이다. 그가 이렇게 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렇게 협정을 갈가리 찢어버리는 무법한 행위에 대하여 미국의 외부에서 경제적 제재가 가해지기를 요구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방출하기를 원하는 탄소가 묻혀있는 북미에서 우리 모두 전사가 될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전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스탠딩 록(Standing Rock)에 시선을 돌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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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자 주석: 스탠딩 록 보호구역(Standing Rock Reservation)을 지나는 송유관인 ‘Dakota Access Pipeline (DAPL)’이 보호구역의 유일한 상수원을 직접 위협하자 처음에는 그 지역의 수족(Sioux)의 한 할머니와 손주들이 캠프를 치고 DAPL의 건설에 항의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는 미국 전역에서 온 원주민 부족들 및 외부의 지지자들이 함께 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며 싸웠다. 올해 봄부터 시작되었으며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 100년 동안의 미국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원주민 부족들이 항의를 위해 모였다고 한다. 지난 9월 말에 300개 부족들과 3천-4천 명의 지지자들이 항의캠프에 있었다고 하며, 주말에는 수천 명이 더 참가했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요 언론은 이 항의시위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으며, 트럼프도 힐러리도 이 항의시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녹색당 대통령 후보 스타인(Jill Stein)은 그 자리에서 부족들과 같이 항의하다 체포영장이 발급되었으며 버니 샌더스는 원주민 억압과 송유관 건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영어 위키피디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