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북한정책
* 다음은 인터쎕티드(Intercepted)의 영어 팟캐스트 “Pyongyang and the White House Gang”(1917. 8. 2.)의 일부 내용을 우리말로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진행자 제레미 스캐힐(Jeremy Scahill)과 <정책연구원>(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해외정책초점(Foreign Policy in Focus) 국장인 존 페퍼(John Feffer)의 인터뷰이다. 존 페퍼는 이슬람에 대한 공격을 서술한 Crusade 2.0, (City Lights, 2012), 한국에 대한 미국의 현 정책과 그 한계를 서술한 North Korea/South Korea: US Policy and the Korean Peninsula,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미국 일방주의를 서술한 Power Trip, 지구화에 대한 지역 공동체들의 창조적 반응을 서술한 Living in Hope와 같은 책을 썼다. 인터쎕티드의 이 에피소드에는 페퍼와의 인터뷰 외에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과 영국 노동당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의 대담도 포함된다. 이곳에서는 페퍼와의 인터뷰 부분의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고 그것을 녹취한 텍스트를 볼 수 있다. 텍스트 버전과 실제 팟캐스트는 조금 다르다. (텍스트 버전은 녹음은 했으나 편집되어 팟캐스트로 나가지 않은 부분을 보완한 듯하다.) 아래 내용은 이 텍스트의 일부(트럼프의 대북정책에 관련된 부분)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간결한 이해를 위해 군말에 해당하는 것은 대체로 덜어냈다.
[트럼프의 대북한 정책에 대한 부분]
스캐힐
이제 현재로 돌아와서 새로 출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가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으며 그는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이 최근 남한을 방문했을 때 말한 것을 되풀이했습니다. 전략적 인내의 시기는 끝났다는 말이죠. 그리고 펜스는 우리가 북한에게 핵무기와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경고하고 있다고 실제로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적 태도가 평양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페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정책에서 모든 이전 행정부들과 매우 똑같이 시작합니다. 선행 행정부들이 무엇을 실패했는지 말하고 자신은 더 잘 할 거라고 말하고 있지요. 물론 오바마도, 조지 W. 부시도, 클린턴도 모두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오바마는 8년 동안 전략적 인내의 입장을 취했는데, 이는 명백하게 실패했습니다. 하루 반 지속한 ‘2/29 합의’(the Leap Day agreement) 말고는 성공적인 협상이 없었습니다.
북한이 계속해서 핵능력을 구축했으므로 실패했음이 매우 명백합니다. 그 다음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다른 행정부들이 이전에 그랬듯이, 이전 정부의 입장이 실패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더 성공적인 대안을 내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 트럼프는 (이전 행정부들이 말했듯이) 이 문제를 중국에 아웃소싱해서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대신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는 여러 점에서 실패하죠. 첫째, 중국은 대외 정책 문제에서 미국이 청하는 바를 행하지 않습니다. 둘째, 중국은 평양에 그런 식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합니다. 평양은 중국과 그 어떤 종류의 의존관계도 맺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중국의 모든 권고를 대부분 일축합니다.
물론 이렇게 실패하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중국에 의존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무언가 다른 것을 시도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하겠다는 것이죠. 이는 더 엄격한 경제 제재를 의미할 수도 있고 선제 군사공격을 의미할 수도 있으며 협상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정책에 대해 나름의 전략적 평가를 했습니다. 그 결론은, 선제 군사공격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점에서 틀렸다는 것, 그것은 미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며 남한과 일본에는 훨씬 더 큰 재앙을 가져오리라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과 중국에도 재앙을 가져오죠.) 그러면 더 엄격한 경제 제재와 협상만이 남습니다. 내 생각에 지금 현 행정부가 이 양자를 다 실행하려는 것 같습니다. 펜스가 최근의 방문에서 협상의 가능성을 불확실하게나마 남겨놓았지요,
남한은 북한 측의 가능한 공격에 대해서 엄청나게 민감합니다. 물론 남한 사람들이 그 결과로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죠. 북한 미사일은 미국에 도달하지 못하며, 간신히 일본에 도달할 정도입니다. 남한이 실질적으로 북한 공격의 예봉을 고스란히 받을 것입니다.
평양의 반응은 김일성 탄생일에 미사일 시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작동을 하든 안 하든 가능한 많은 미사일들을 끌고 나와서 자신들이 어떤 종류의 공격에도 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요. 만일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사이트를 제거하려고 할 만큼 어리석다면 그들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이것이 내 생각에 우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현 행정부는 미국의 모든 새 행정부가 그 초기에 북한과의 관계에서 대면하는 점진적 긴장고조를 향한 단계들을 밟고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더 엄격한 경제 제재가 하나의 가능성이긴 하지만 우린 이미 그것을 시도한 바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깨닫는 것입니다.
그런데 협상은 효과를 보았습니다. 1994년에 효과를 보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6자회담을 했을 때에도 효과를 보았습니다. 이 두 번의 합의는 북한 핵능력의 효과적 동결을, 심지어는 부분적인 폐지를 낳았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협상을 택해야 합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것을 깨닫게 되느냐 아니냐가 관건이지요.
스캐힐
아니면, 실제로 제 정신인 사람들이 쇼를 진행하고 있는지 아닌지가 문제죠. 우리가 부시와 체니에 대해서 말할 때 네오콘들에게서 보이는 특정 형태의 흉악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측면에서 보면 그들은 능력이 있는 편이었고요, 워싱턴 D.C.에서 받아들여지는 담론 내에 머물렀습니다. 트럼프의 경우에는 정말이지 좀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국방장관인 매티스(James Matti) 같은 사람이 북한을 선제공격하자고 말하는 게 저의 걱정거리는 아닙니다. 일부 퇴역한 미국 군인들을 포함하여 현 행정부 주위에 그림자처럼 포진하고 있는 자들이 문제예요. 이들이 선제공격을 밀어붙이고 있다죠,. 이것이 소수의 목소리이기를 바랄 뿐입니다만 현 행정부는 부시-체니 패거리와 비교를 하더라도 우려를 낳는 특유한 종류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해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페퍼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만, 부시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6년 동안 북한에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솔직히 말해서 부시 행정부 내의 이데올로그들 때문에 긴장고조에 매우 가까이 가게 되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군요. 체니가 북한을 악의 축에 포함시킨 것, “우리는 악과는 협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악을 물리친다”는 체니의 진술. 북한과 상대하기를 거부한 것―
(···)
그래서 첫 임기 전체와 두 번째 임기 가운데 경력이 있는 몇몇 외교관들이 이어받기 전 두세 해 동안에는 이데올로그들이 득세했습니다. 이런 외교관들로는 여러 요직을 거쳤고 나중에는 이라크, 폴란드, 마케도니아에도 외교관으로 갔던 크리스 힐(Chris Hill)이 있고요, 부시 행정부에 들어가기 전에 대한국 정책에 관해 나와 생각이 달랐던 빅터 차(Victor Cha) 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차는 네오콘의 이데올로기적 입장이 무언지를 알고는 북한에 대한 이해에서 상전벽해라 할 수 있는 큰 변화를 겪은 것 같습니다. 그는 “아, 우리는 어떻든 북한과 협상할 수 있어요”라고 하면서 라이스(Condoleezza Rice)를 최고 높은 위치에서 그런 입장을 취하도록 설득했죠.
트럼프 행정부에는 매우 고정된 민족주의적 관점을 가진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같은 사람들이 있죠, 부시 행정부에게 진짜 문제는 다른 새로운 정책이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데 6년이 걸린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지금부터 6년 후에 그런 정책이 나올 두 번의 임기가 분명 없어요. 지금 가장 나쁜 유형의 이데올로그들이 퇴장하는 조짐들이 보입니다. 물론 배넌을 고문직과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보낸 것, 맥팔랜드(K.T. McFarland)를 싱가포르로 보낸 것을 말합니다.
아마 우리는 부시 행정부 때 일어났던 일이 가속화된 판, 즉 이데올로그들이 좀더 빨리 물러나는 판을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우리는 북한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법이 지난번보다 더 빨리 출현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스캐힐
마지막으로 당신의 생각이 궁금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바마가 트럼프에게 정확하게 뭐라고 말했는지 모릅니다만, 보도되기로는 둘이 만났을 때 오바마가 북한을 거론하면서 트럼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는군요. 지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우려할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오바마가 실제로 트럼프에게 했던 말의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페퍼
오바마가 트럼프에게 말한 것은 부시가 정권인수 시기에 오바마에게 한 말과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부시는 두 가지를 말했습니다. 그는 오바마에게 두 프로그램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드론 프로그램과 스턱스넷(Stuxnet) 프로그램입니다. 후자는 이란의 원심분리기들을 해킹하여 핵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킨 것입니다.
오바마는 “좋아요, 다른 것들은 바뀌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 두 입장은 고수했습니다. 이번 대화에서 오바마는 “드론 프로그램을 고수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가 이 프로그램을 매우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북한의 핵과 관련된 해킹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유사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즉 모든 보도를 종합해볼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률을 방해한 그런 종류의 코드해킹입니다.
또한 그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며 트럼프가 이 문제를 회피하고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것 같습니다. 이 말이 효과를 보았는지 아닌지는―트럼프에게 무슨 말이 들어가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분명 정책 조언은 아닙니다. 분명 사위 쿠시너(Jared Kushner)나 딸로부터 그에게 특별한 부탁이 들어갑니다.
스캐힐
이번 백악관에게는 <팍스 앤 프렌즈>(Fox and Friends) 1가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정보원입니다.
페퍼
[웃음] 맞습니다.
스캐힐
제가 말하는 요점은, 우리가 실제로 북한으로부터 두려워할 것이 있느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반드시 미국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묻는 것인데요, 만일 우리가 벌집을 건들지 않는다면 북한이 미국이나 심지어는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점에서 틀렸나요? 아니면 두려움이 전파되고 있는 것인가요?
페퍼
당신 생각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김정은을 일종의 꼬마 폭군으로 제시하거나 합리적인 목표를 갖지 않은 철부지로 제시하는 것은 틀렸습니다. 김정은의 제1번 합리적 목표는 자신의 권위의 보존과 자신의 통치 체제의 보존입니다. 그는 남한이나 미국을 공격하면 그것이 북한의 한 나라로서의 종말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압니다. 이를 연장해서 생각하면, 그와 그의 체제의 종말이죠. 그래서 순전한 자기보존 본능의 명령에 따라 북한은 주권국가에 대한 그 어떤 종류의 공격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 트럼프가 <팍스 앤 프렌즈>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혹은 나라를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무언가 전적으로 뜻밖의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자신에게 해로움을 자초하고 자신의 정치적 권위를 삭감시키는 어떤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행동에 탐닉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어떻든 이런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우리가 두려워하듯이, 김정은도 무언가 이와 유사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겠지만요. 그래서 북한에 대해서 그쪽으로는 그렇게 우려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해야겠습니다만, 만일 북한이 궁지로 몰린다면, 다른 선택이 없고 북한 체제가 어떤 식으로든 붕괴하기 직전이라고 느낀다면, 남한·미국·일본에 의해서 위협을 받고 이로부터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이 군사적 접근법인 것 같다면, 그렇다면 그들이 그쪽 길을 가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스캐힐
좋습니다, 스피드 퀴즈를 낼 터이니 빨리 대답해주세요.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 가운데 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을까요?
페퍼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스캐힐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더 자기중심주의자일까요?
페퍼
무조건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웃음] 이건 미국 문화의 기능 때문입니다. 한국 문화는 그런 종류의 자기중심주의를 양성하지 않습니다.
스캐힐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아침에 머리 다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일까요?
페퍼
좋은 질문입니다. 아시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쪽이겠죠. 그가 나이가 더 들었고 머리를 그렇게 돌볼 필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캐힐 두 사람 가운데 누구 옷이 더 비살까요?
페퍼
당연히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스캐힐
두 사람 다 옷을 중국에서 만드나요?
페퍼
[웃음] 북한 사람은 아닙니다. 김정은은 서양에서 만든 옷을 입거나 아니면 북한 내의 비닐론 공장에서 생산된 옷을 입을 겁니다.
스캐힐
좋습니다. 당신에게 줄 선물이 오는 중입니다. 놀라운 북한제 차(車)예요. 주체사상만을 연료로 해서 달립니다.
페퍼
그거 굉장하군요. 아마존 드론으로 배달되나요?
스캐힐
네, 우리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우리 나름으로 평화를 정착시켜보려고 시도하는 중이었는데, 내 생각에 우리가 무언가 알아낸 것 같습니다. 존, 이렇게 <인터쎕티드>에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퍼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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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스 앤 프렌즈>는 팍스 채널의 아침 뉴스/대담 프로그램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