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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문학, 삶 그리고 무의식 * 아래 글은 2007년인가 영미문학연구회의 학회지에 기고하기 위해서 쓰다가 이미 마감이 지난 것을 알고는 거의 완성 단계 직전에서 중지한 채로 잊었던 글이다. 비포(Bifo)의 글을 읽다가 갑자기 이 원고가 생각났고 완결된 논문으로서가 아니라 일종의 기록으로서 현재의 상태 그대로 블로그에 올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적평가에 대비해 논문을 써야하는 압박에서 신나게 해방된 내가 이 원고를 완결하는 데 굳이 시간을 들일 리가 없고 그러면 필시 영원히 묻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 주제로 글을 쓸 수는 있겠지만, 아마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시간이 많이 지났다. 아래 글에서 주로 주석에서 완결 처리가 안된 부분 중에 러스킨으로부터의 인용이 많다. 이는 러스킨으로부터의 인용을 pdf.. 더보기
들뢰즈의 레닌 * 2010년 봄 다지원강의 강의안이다. 더보기
내공과 외공 내공과 외공의 차이는 무협소설에서 제시되는 무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문자로 된 텍스트, 더 넓게는 기호로 된 담론을 접하면서 사유 능력을 발전시키는 방식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선 두 가지 측면에서 배경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내가 내공과 외공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하는 차이에 민감하게 된 계기, 다른 하나는 이 차이를 내공과 외공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하게 된 계기이다. 전자에 대하여 : 내가 예의 차이에 민감하게 된 계기는 첫째는 여러 이론적 입장들이 충돌하는 논쟁을 (참여자로서 그리고 동시에 청중으로서) 겪으면서이다. 어느 시점부터인가 나에게는 단지 입장의 차이만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차이가 더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눈을 가지게 된 것은 한편으로는 문학 공부의 자연스러운.. 더보기
활력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2―‘자신에 대한 용기’ 활력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2―‘자신에 대한 용기’ 로렌스를 읽다보면 ‘자신에 대한 용기’(courage with oneself)라는 표현을 만난다. 대체로 용기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휘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자신과의 관계에서 용기란 과연 무엇일까? 로렌스는 들뢰즈, 네그리가 활약하기 이전에 벌써 ‘자아’를 ‘특이성들의 다중 혹은 다양체(multiplicity)’로 보았던 작가이다. 그에게 자아(진정한 의미의 자아)는 늘 변하는 ‘여럿’이다. 나는 불일치하는 부분들의 아주 이상한 집합이다. 오늘 내가 말하는 ‘예!’(yea)는 내일 내가 말하는 ‘예!’와 다르다. 오늘 내가 흘리는 눈물은 1년 전에 내가 흘렸던 눈물과 아무 관계가 없다. 만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면 나는.. 더보기
매끄러운 글과 서걱거리는 글 해는 淸敎徒가 大陸 東部에 상륙한 날보다 밝다 우리의 재(灰), 우리의 서걱거리는 말이여 人生의 말의 간결―우리는 그것을 戰鬪의 소리라고 부른다 (김수영, 「미역국」) 넓어져 가는 소란 (김수영, 「꽃잎(二)」) 이 無言의 말 하늘의 빛이요 물의 빛이요 偶然의 빛이요 偶然의 말 죽음을 꿰뚫는 가장 무력한 말 죽음을 위한 말 죽음에 섬기는 말 고지식한 것을 제일 싫어하는 말 (김수영, 「말」) 단순한 전달과 노예의 언어 (김수영, 「히프레스 문학론」) 번역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어주다 보면 글의 매끄러움에 대해서 신경을 쓰게 된다. 이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매끄러움에 대한 지향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 글의 가장 중심적인 덕으로 끌어올려진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매끄러움에 우리의 시야가 .. 더보기
들뢰즈·가따리에서 기계에 관한 대목들 들뢰즈·가따리에서 기계에 관한 대목들 from Chaosmosis by Guattari ▣ “여기서 우리는 기계주의(machinism)를 기계론(mechanism)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기계주의는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중적 과정 즉 자기창조적=창조적 과정과 윤리적-존재론적 과정(‘선택물’의 실존)을 함축한다. 이는 기계론에는 전적으로 생소한 것이다. 바로 이로 인하여 엄청난 기계적 상호연관성―이는 세상이 오늘날 일관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이다―은 스스로 생겨났다는 자기토대적 입장에 있게 된다. 존재가 기계적 본질에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이 존재의 이질적 생성에 선행하는 것이다.”(「미적 패러다임」, 108) ▣ 기계 “우리는 기술공학적 기계만을 참조하는 데서 벗어나서 그것이 비물질적 참조 우주들(inc..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