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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

원숭이들의 영어 공부 원숭이들의 영어 공부 -- 한국 신자유주의와 영어 나로서는 입이 아플 정도로 자주 말한 것이지만, 한국의 영어공부 문화는 사이비 문화이다. “잘못 사용되고 다른 목적에 종속된 종류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주된 원인은 영어를 가르치는 제도들(공교육, 사교육 모두 포함)에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이 망가진 데 있다. 자기계몽에 의해 스스로 영어실력을 키우는 소수의 사람들은 제도가 망가지든 아니든, 제도의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언제나 나온다. 이는 그야말로 개인적인 경우들이어서 우리가 사회적 차원에서 이야기를 할 때 다룰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사회적 논의의 장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제도의 문제이다. 현재 교육제도는 대중교육을 담당하며 (지금은 대학교육마저도 대중교육의 범주에 들어가며 우습.. 더보기
사상과 신자유주의 사상과 신자유주의 지금 정치 소극의 일시적인 주인공이 된 총리 후보자가 가진 역사의식 혹은 사상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의 총리 후보자 같은 유형의 인간의 이데올로기 혹은 사상을 비판한다는 것은 시간낭비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일반화된 차원에서 말하기 전에 내가 이런 유형의 인간들의 부상(浮上)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를 먼저 말해보기로 하자. 대한민국의 상당히 많은 대학들이 그렇듯이 내가 있던 대학도 대학 내의 권력자와 그 권력자에게 충성하는 자들이 학교를 운영했다. 나는 이 충성하는 자들의 유형이 세 번 바뀌는 것을 보았다. 첫째 유형은 뛰어난 실질적 능력으로 권력자를 보필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권력.. 더보기
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3―‘에돌림청’의 세게 1999년이던가, 내가 재직하던 학교의 재단이 등록금을 유용하여 이사장과 총장이 국정감사를 받을 때 참고인으로 국회에 갔던 적이 있다. 그곳에 나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을 보았다. 정부 각 부처에서 온 공무원들이 복도의 한편이나 대기실 같은 곳에 컴퓨터를 설치하고는 열심히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할 문서들을 인쇄해내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 공무원들은 아예 국회로 출근한 것이다. 정기 국정감사는 매일 있는 일은 아니므로 그곳에 온 공무원들의 할 일은 따로 있었을 것이다. 그 일은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서류와 실제 현실의 관계는 정확하게 어떤 것일까? 이것은 그래도 옛날의 일이다. 이명박 정권의 말기인 지금,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이 나라의 삶과 도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그들이 하는 .. 더보기
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2―제너럴 부인들의 세계 제너럴 부인(Mrs. General)은 디킨즈의 걸작 소설 『리틀 도릿』)(Little Dorrit, 1855-57)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녀는 여자 주인공 에이미 도릿(Amy Dorrit)과 그녀의 언니인 패니(Fanny)에게 상류사회의 예절과 일반적 교양을 가르치는 (“정신을 형성하는”) 가정교사이다. (물론 그녀는 자신은 가정교사가 아니니 친구 혹은 가족의 일원으로 대우해 달라고 하고, 에이미의 아버지 도릿 씨는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제너럴 부인은 고위 성직자의 딸로서 거의 45세까지 노처녀였다. 그녀는 자신의 마을에서 상류사회를 주도하며 “예의범절이라는 4두마차”를 몰고 다닌다. (물론 비유다.) 그러던 중 병참을 담당하는 60세의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하여 그녀의 4두마차에 오른다. (역시 비.. 더보기
신자유주의적 인간형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장소 중 하나인 ‘대학’이라는 곳에 재직했던 덕분에, ‘신자유주의적 유형’이라고 부를 인간들이 사회의 상층부로 이동하는 모습을 비교적 일찍부터 목격하였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욕심, ‘부자’가 되고 ‘사장’이 되려는 욕심을 틈타 사회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대통령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대한민국 국민’들은 ‘부자’가 되기는커녕 큼지막한 깡통을 차기 일보직전의 상태에 처하게 되었다. 내가 파악한 신자유주의적 인간형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실력이 없다. 이들은 무언가 알맹이 있는 것을 하는 능력이 없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물질직적인 것이든 비물질적인 것이든 사회에 유익한 재화를 생산하는 능력이 없다. 아마 이것이 다른 모든 특징들(문제점들).. 더보기
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 1 ― 빗처들의 문화 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 1 ― 빗처들의 문화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들의 고용 관련 정책에만 적용되는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정신과 감성에 내화되어 특정 유형의 주체성―가따리가 ‘자본주의적 주체성’이라고 부른 것―을 산출하는 문화현상이기도 하며, 이런 의미에서 삶권력의 한 측면이기도 하다. 내가 문화로서의 신자유주의를 처음, 그리고 어떤 이론적 인식의 매개 없이 직접 감지한 것은 대학에서 일어난 변화에서이다. 이 변화는 90년대 중반 정도부터 시작되어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본격화되었다. 나는 이러한 문화가 대학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되어 있다는 것을 곧 확인하였으며, 현 대통령의 당선도 이러한 문화가 ‘대한민국’에서 일정하게 지배적이 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 더보기
신자유주의와 대학의 운명 * 다음은 2010년 3월 24일자 중앙대학교 대학원 신문의 '대학과 기업'이라는 기획란에 게재된 글이다. 신자유주의와 대학의 운명 90년대 중반 학부제 개혁을 통하여 한국의 대학 세계에 진출한 신자유주의는 이제 대학에 완전하게 뿌리를 내린 듯하다. 대학은 들뢰즈가 「통제사회에 관한 후기」에서 교육과 관련하여 말한 대로 ‘연속적 통제’에 확실하게 종속되었다. 대학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신자유주의가 상이한 양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영혼이 신자유주의적이지 않은 대학은 보기 힘들다. 교육과 연구를 위계화, 수량화, 경쟁의 부단한 부과를 통해 통제하는 것이 어느 대학에서나 상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대학이 이렇게 신자유주의적으로 계속 통제되어도 교육과 연구가 잘 이루어진다면 대학과 관련하여 신자유주의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