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5년 3월 4일자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 게시글 "The Blockchain: A Promising New Infrastructure for Online Commons"를 거의 번역에 가깝게 정리한 것이다.
블록체인(blockchain) : 온라인 커먼즈를 위한 새로운 인프라
비트코인(Bitcoin)은 투기와 일부 통화교환 회사들의 문제 있는 행동들로 인해 참패를 맛보았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단점이 무엇이든, ‘분산된 원장(元帳)’(distributed ledger) 혹은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로 알려진 그 ‘엔진’에는 상대적으로 거의 주의가 기울여지지 않았다. 만일 우리가 비트코인에 대한 피상적인 논의들을 넘어선다면, 우리는 개방된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커머닝(commoning)의 미래에 엄청나게 중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상의 약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테크놀로지가 의미심장한 것은 그것이 개별적인 비트코인의 진정성을 은행이나 정부 단체와 같은 제3의 보증자 없이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방된 네트워크 맥락에서의 골치 아픈 집단행동 문제(집단 내에서 개인들의 행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어떻게 어떤 비트코인이 가짜가 아닌지를 알 수 있는가? 혹은 이 생각을 더 확대하면 어떻게 어떤 문사, 증서, 데이터집단이―혹은 투표나 어떤 개인이 주장하는 ‘디지털 신분’이―날조된 가짜가 아니라 ‘진짜’임을 알 수 있는가?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는 비트코인들의 모든 거래를 계속 추적하는 검색 가능한 온라인 ‘원장’을 사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원장은 시간당 약 6회 업데이트되며 업데이트될 때마다 ‘블록’(block)이라고 알려진 새로운 일단의 거래들을 원장에 통합한다. 블록체인의 대단히 혁명적인 측면은 그 정보가 네트워크에 있는,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모든 이에 의해서 공유된다는 점이다. 원장은 방대하게 분산된 수평네트워크에 의해 유지되는 영속적인 기록과 같은 것으로 작동한다. 이것이 이 기록을 중앙관리되는 장소에 보관되는 데이터보다 훨씬 더 안전한 것으로 만든다. 네트워크상의 그토록 많은 접속점들(nodes)에 분산되어 있는 원장을 손상시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비트코인이 진짜임을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커먼즈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고 물을 수있을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한 보고서는 블록체인 테크놀로지가 ‘분산된 협동 조직들’(distributed collaborative organizations)라고 불리는 것을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탈중심화된 자율적 조직들’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분산된 조직이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들에게 그 조직 내에서의 특수한 권리들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블록체인에 의해서 관리되고 보증되는 것이다. 이 일단의 권리들이 다시 이 권리들을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게 만드는 기존의 법체계들에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는 보고서에는 「분산된 협동적 조직들 : 분산된 네크워크들 및 규제 틀들」(“Distributed Collaborative Organizations: Distributed Networks & Regulatory Frameworks.”)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이 보고서는 코인센터()에서 발표했으며 Swarm, the Berkman Center at Harvard, New York Law School 그리고 the MIT Media Lab과 관련된 사람들이 기고했다. (볼리어도 초고에 논평을 한 바 있다고 한다.) 이 파일은 여기서 다운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테크놀로지의 사용은 디지털 통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테크놀로지는 시장에서든, 커먼즈에서든, 혹은 다른 상황에서든 일군의 사람들이 네트워크 플랫폼에서의 상호관계를 관리하는 신뢰할만한 체계를 원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적용될 수 있다.
시드니 엠버(Sydney Ember)가 며칠 전에 <뉴욕타임즈>에 기사로 썼듯이,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를 새로운 장소로 가져가려고 시도하는 새로운 세대의 비트코인 2,0 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전 세계의 기업가들은 지금 그 테크놀로지를 비트코인 거래를 넘어서 다른 영역에서 사용하려고 작업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궁극적으로 전통적인 금융체계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식 같은 금융자산들, 계약서들, 재산권증서들, 특허장들, 결혼허가서들을, 즉 확인을 위해서 신뢰할만한 매개자를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보내고 기록하는 방식을 수립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능력을 확대하는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앱을 구축하는 것을 돕고자 하는 신설기업인 체인닷컴(Chain.com)의 공동창립자인 애덤 루드윈(Adam Ludwin)은 말한다.
많은 블록체인 앱들이 금융 및 화폐에 관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테크놀로지를 특허장, 권리증서, 금융데이터와 같은 문서들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테크놀로지로 사용하고자 하는 많은 다른 사업들이 존재한다. FCC의 전 회장인 리드 헌트(Reed Hundt)는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를 주택에서 태양광 에너지의 분산된 네트워크들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원장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어떤 가정이 발생시켜 공유했는가 혹은 소비했는가를 추적하고 그것이 분산된 태양광 에너지 그리드들의 효율적인 조직을 가능하게 하리라는 것이었다.
헌트와 그의 두 동료들은 최근에 이렇게 쓴 바 있다. “분산된, 분해된 원장에 의해 가동되는 통화(通貨)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 크레딧과 기타 정부 보조금으로 전환될 수 있다. 심지어 그것은 태양광 에너지 미시그리드들이나 네트워크들 내에서 교환매체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그린 통화의 튼실한 생태계가 창출하는 네트워크 효과들은 태양전지판의 채택을 유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거래들은 거의 즉각적일 것이며, 거래비용은 최소가 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주류 세계는 대부분 이익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세대의 닷컴 기업들을 위한 토대로서의 블록체인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커먼즈 기반의 응용들 역시 매우 풍부하다. 다만 우리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기민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에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 대한 논평에서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분야의 주도적인 기술/법 전문가 가운데 하나인 프리마베라 데 필리피(Primavera de Filippi)는 다음과 같이 썼다.
나의 연구는 블록체인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들에 초점을 두는데, 특히 공동체 거버넌스와 관련된 데 초점을 둔다. CBPP 생태계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커먼즈 기반 거버넌스를 실행하는 것을 블록체인이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오랫동안 커먼즈 기반의 공동체들이 중앙집중화된 혹은 연방제 형태의(federated) 구조 주위에 제도화되어 왔는데, 이 제도들은 민주적 거버넌스, 유연성, 발전능력의 측면에서 중앙집중에 치우쳤던 것을 균형잡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체로 이 제도들은 서로 떨어져 있는데 적절한 연계 메커니즘이 없거나 규모가 안 맞아서 서로 연계하기가 힘든 집단들의 연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 제도들은 또한 충분히 자주 반복적으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집단들 사이의 신뢰를 수립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오늘날 공유된 공유재와 관계된 전통적 문제들(블로소득자 문제나 공유지의 비극)을 블록체인 기반의 거버넌스의 실행하여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와 협동과 협력을 장려하는 탈중심화된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을 통해 다룰 수 있다. 블록체인의 투명하고 탈중심화된 성격이 중소 공동체들이 합의에 도달하고 자치의 혁신적 형태들을 실행하는 것을 쉽게 만든다. 모든 상호작용을 부패될 수 없는 공적 원장에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과 일단의 특정한 규칙들을 코드화하여 이 상호작용들을 특수한 거래들에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암호화된 토큰의 할당과 같은) 새로운 세련된 인센티브 제도를 고안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는 전통적인 시장 기반의 메커니즘들과는 현저하게 다를 수 있다.
탈중심화된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는 신뢰와 연계를 공유된 자원에 부여하여 비(非)위계적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 모델에서는 지성이 네트워크의 중심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가장자리로 퍼져나간다. 탈중심화된 유연한 조직들이 전적으로 현행의 중앙집중화된 형태들의 위계적인 포맷을 완전히 대체하여 커먼즈 기반의 공동체들로 하여금 더 탈중심화된 방식으로 작동되게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전통적인 하향식 의사결정에 의존하지 않고 의사결정이 크라우드소싱의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게 하며, 공동체의 집단지성에 자신의 성취를 스스로 감시하고 평가할 책임을 맡긴다.
온라인 공동체들이 이러한 새로운 장치를 실험할 최초의 공동체겠지만, 온라인 공동체들은 쉽게 오프라인으로 옮겨가서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할 새로운 조직들을 창출·구축할 수 있다.
지금까지, 커먼즈 기반의 수평적 네트워크 생산 공동체들이 많은 분야에서 번성해왔지만, 관료적이고 중앙집중화된 제도들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규모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있어왔다. 내 희망은, 블록체인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서 이 공동체들의 더 분산되고 탈중심화된 방식의 작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응용법들을 창출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의 비전이다. 볼리어는 새로운 세대의 블록체인테크놀로지들이 전통적인 제도들에 의해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많은 집단행동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프리마베라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래도 굳어버린 관료들의 권력, 힘의 불평등 그리고 거대한 규모의 집단적 동의를 오프라인에서 조직하는 문제를 극복하기란 어렵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목격했던 대로 (예를 들어 SEC, 평가기관들 그리고 다른 감시 당국들의 신뢰 불가능성처럼) ‘평판 있는’ 제3의 보증자의 신뢰성조차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감시하는 자들은 누가 감시하는가?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는 현행의 많은 부패될 수 있는 제도들보다 더 진전된 것이다.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부패될 가능성이 덜한 알고리즘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데 알고리즘들이 전문가가 아닌 사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때 그것을 공동체가 평가하는 문제가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어떤 마법의 해결책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교활함과 속임수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는 커먼즈의 주위를 더 잘 보호하고 커머너들이 자신들이 운명을 결정하는 데 힘을 더해줄 더 굉장한 도구들을 제공한다. 미래에 분산된 협동적 조직들의 내적 관계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가능한 스마트 계약, 신뢰할만한 심의 및 투표제도, 공동체 통화(通貨)들과 기타 협동적 제도들을 통해서 개선된 모습을 상상해보라. Web 2.0보다도 훨씬 더 다채롭고 안전한 블록체인 기반의 사회적 네트워크들은 오늘날 훨씬 더 큰 규모의 커머닝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볼리어는 분산된 협동적 조직들 즉 커먼즈들이 전통적 제도들에 만연한, 기능장애를 일으킨 정치와 대중을 배신하는 관료제를 타고 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니라 대안적 정치를 위한, ‘속임수의 가능성’이 덜한(less gameable)한 새로운 플랫폼인 것이다. 점점 더 네트워크 플랫폼에 의해 매개되는 세계에서, 블록체인테크놀로지는 우리가 어떤 참신한, 사회적으로 진보적인 유형의 커먼즈를 구축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세계는 아직 한참 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탐구할 가치가 있는 풍요로운 지평이다. ♣
*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글들은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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