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본주의

활력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2―‘자신에 대한 용기’ 활력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2―‘자신에 대한 용기’ 로렌스를 읽다보면 ‘자신에 대한 용기’(courage with oneself)라는 표현을 만난다. 대체로 용기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휘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자신과의 관계에서 용기란 과연 무엇일까? 로렌스는 들뢰즈, 네그리가 활약하기 이전에 벌써 ‘자아’를 ‘특이성들의 다중 혹은 다양체(multiplicity)’로 보았던 작가이다. 그에게 자아(진정한 의미의 자아)는 늘 변하는 ‘여럿’이다. 나는 불일치하는 부분들의 아주 이상한 집합이다. 오늘 내가 말하는 ‘예!’(yea)는 내일 내가 말하는 ‘예!’와 다르다. 오늘 내가 흘리는 눈물은 1년 전에 내가 흘렸던 눈물과 아무 관계가 없다. 만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면 나는.. 더보기
공통적인 것에 관하여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본 것 다중의 경우처럼 공통적인 것은 두 개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하나는 존재론적 시간, 즉 존재 자체의 특성이다. 즉 존재를 구성하는 부분들 사이의 상호작용 및 그로 인한 (그 부분들의)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이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몸들의 조우. 다른 하나는 역사적 시간이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에 새롭게 형성된 조건과 연관되며 기존의 그 어떤 형태의 공동체들(혹은 그것을 자임한 것들)이 가졌던 것과도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이 성격은 다음으로 구성된다. 1. 규모의 전지구성. 과거의 공동체들에게는 항상 외부가 있었던 반면에 이제는 외부가 없다. 교환행위, 교환가치를 발생시킨 그 행위는 처음에 외부의 존재로 인해 가능했다. 그리고 외부가 관계의 풍부화를 가져오는 한에서 교환의 전면화는 문명화하는.. 더보기
도둑 몇 주 전에 집에 도둑이 들었다. 밤새 후배들과 술을 신나게 마시고 이른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찬바람이 어디선가 훅 불어온다. 보니까 현관 맞은편의 현우 방에 창문이 조금 열려 있다. 현우가 왔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현우 방과 안방의 옷장에서 옷들이 다 끄집어져 나와 있고 방안 전체에 흩어져 있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찾은 흔적이다. 아마도 현금이나 귀금속을. 현우가 아닌 도둑이! 물론 나의 집에는 그런 것이 없다. 옷장이 아니라 다른 어디에도 없다. 찬장에도 없고, 냉장고에도 없고 신발장에도 없다. 현금은 내 호주머니의 지갑에 든 게 전부이고 내 소유의 귀금속이란 아예 없으므로. 크기 대비 가격으로 보자면 현재 나의 최고의 재산은 거실에 놓여있는 맥북인데 이 도둑은 다행히도 여기에는 관심이.. 더보기
세 우화 세 우화 ― 『공통체』(Commonwealth) 3부, De Singularite 1―Of Love Possessed Bernard Mandeville의 『벌들의 우화』 (The Fable of the Bees)에 대한 아담 스미스의 독해 벌과 꽃의 우화 『천 개의 고원』의 말벌과 난초의 사랑 (* 부록 참조) 자기이익이 시장교환과 자본주의 경제의 토대이다. 모두가 자기이익을 추구하며 행동한다면 공적인 선(the public good)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도되어 시장활동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긍정적 외부들(positive external-ities)과 덕있는 교환(virtuous ex- changes)에 입각한 상호부조(mu-tual aid). 물질적으로 생산하지 않는, 즐거움을 위한 사랑. 난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