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Commons Transition and P2P : a Primer의 1장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팸플릿의 저자는 미셸 보웬스(Michel Bauwens), 바실리스 코스타키스(Vasilis Kostakis), 스따꼬 뜨론꼬소(Stacco Troncoso), 안 마리에 우뜨라뗄(Ann Marie Utrate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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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먼즈란 무엇이고 P2P란 무엇이며 양자는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가?
구상이자 실천으로서의 커먼즈가 새로운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동학으로서 출현했다. 시장 및 국가가 사회 조직화의 두 방식이라면, 커먼즈는 그와 병행하는 사회 조직화의 셋째 방식이다. 커먼즈와 P2P(Peer 2 Peer)가 함께, 시민사회의 욕구와 실천 그리고 시민사회가 거하는 환경에 기반을 둔 체계를 형성한다. 이 체계는 중앙집중적으로 계획된 낡은 체계들이나 경쟁을 명령하는 시장경제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커먼즈란 무엇이고 P2P란 무엇이며 양자는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가? 이제부터 이 개념들을 탐구할 것이다.
커먼즈란 무엇인가?
데이빗 볼리어가 서술한 바로 커먼즈는 사용자들의 공동체가 그 공동체의 규칙과 규범에 따라 공동으로 다스리는 공유된 자원을 가리킨다. 커먼즈에는 물과 땅 같은 자연의 선물들만이 아니라 문화적 산물이나 지식 같은 공유된 자산들 혹은 창조적 작품들도 포함된다.
커먼즈의 영역은 두 사람이 동시에 가질 수 없는 경합적 재화와 자원을 포함할 수도 있고 사용해도 고갈되지 않는 비경합적 재화나 자원을 포함할 수도 있다. 재화나 자원의 두 유형은 물려받거나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다.
커먼즈 학자이자 활동가인 헬프리히(Silke Helfrich)에 따르면 커먼즈는 적어도 다음 네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1. 집단적으로 관리되는 자원. 여기에는 물질적 자원과 비물질적 자원 모두가 속하며 보호가 필요하고 많은 지식과 노하우가 요구된다.
2. 번영관계들을 조성하고 심화시키는 사회적 과정. 이 과정들은 지속적으로 파수(把守)되고 재생산되며 보호되고 커머닝을 통해 확대되어야 할 복잡한 사회생태학적 체계들의 일부를 구성한다.
3. 새로운 생산적 논리와 과정에 초점을 둔 새로운 생산양식.
4. 커먼즈와 커머닝을 세계관으로 보는 패러다임 전환.
“커머닝 없이 커먼즈 없다‘고 말한다. 커먼즈는 자원도 아니고 자원을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도 아니며 자원을 파수하기 위한 프로토콜도 아니다. 커먼즈는 이 모든 요소들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이다.
한 사례가 위키피디아이다. 자원(보편적 지식), 공동체(저자들과 편집자들), 공동체가 마련한 일단의 규칙들과 프로토콜들(위키피디아의 내용과 편집 지침들)이 있다. 위키피디아 커먼즈는 이 셋 모두로부터 출현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맥락에 속하는 다른 사례는 미국 오리건 주의 싸이유슬로 국유림(Siuslaw National Forest )이다. 여기서도 자원(숲), 공동체(벌목꾼들, 생태학 과학자들, 삼림 감시원들, ‘분수령 위원회’) 그리고 일단의 규칙들과 준칙들(숲을 지속 가능하게 공동 관리하기 위한 헌장)이 발견된다.
한 공동체가 어떤 자원을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결정할 때 커먼즈가 발생하므로, 커먼즈 전체를 총괄하는 목록이란 없다. 커먼즈 전체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개별 커먼즈들―어장에서 어번 커먼즈에 이르는, 공유된 부의 많은 형태들을 포함한다―의 방대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여 번영한다.
P2P란 무엇인가?
커먼즈가 ‘무엇을’이라면, P2P는 ‘어떻게’로 간주될 수 있다.
P2P―—“peer to peer”, “people to people”, or “person to person”—는 지위가 동등한 사람들(peers)이 서로 자유롭게 협동하여 공유된 자원의 형태를 띤, 그리고 커먼즈의 형태로 유통되는 가치를 창조하는 관계의 동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컴퓨팅 용어로서 P2P는 ‘동등한 지위를 가진 네트워크 참여자들’(peers) 사이의 합의를 통한 연관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컴퓨팅체계를 가리킨다. 이는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컴퓨터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맥락에서 오디오·비디오 파일 공유가 P2P 파일공유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인터넷의 심층적 기반시설의 일부―예를 들어 데이터 송신 기반시설―가 P2P라고 불려왔다.
이 컴퓨터들 뒤에 인간 사용자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용자들은 일정한 테크놀로지적 도구를 사용하여 서로 더 쉽게 그리고 전지구적 규모로 일대일로 상호작용하고 관여할 수 있다.
P2P 용어들 및 정의들에 대한 언어적 혼란이 테크놀로지 기반시설(서로 통신하는 컴퓨터들)과 관계 동학(소통하는 사람들)의 상호의존성으로부터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테크놀로지 기반시설이 P2P 인간관계를 촉진하기 위해서 완전히 P2P적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비트코인을 위키피디아나 프리 혹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획들과 비교해보라. 이들 모두가 P2P 동학을 이용하지만, 그 방식과 정치적 지향은 서로 다르다.
P2P 협동은 종종 허가 없이 이루어진다. 즉 기여하기 위해서 다른 참여자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P2P 체계들은 일반적으로 모든 기여자들과 기여에 열려있지만, 작업의 질과 포괄성은 보통 위키피디아의 경우처럼 일군의 유지자들과 편집자들에 의해서 ‘사후에’ 결정된다.
또한 P2P는 개인들 사이의 특별한 상호성은 없고 개인들과 집단적 자원 사이의 상호성만을 포함하는 자원할당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널리 사용되는 GNU GPL 라이선스 아래 배포되는 기존의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지만, 당신의 최종적 생산물이 동일한 종류의 라이선스 아래 사용될 수 있다는 조건에서만 이것이 가능하다.
협동하는 인간이 사용하는 상호연결된 컴퓨터들의 P2P 네트워크들은 활발한 공유된 기능들을 커먼즈에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P2P는 디지털 영역과 첨단테크놀로지하고만 연관된 것이 아니다. 그 핵심은 비(非)강제적이고 비(非)위계적인 관계들이며 그 자질들은 인간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다.
* 아래는 원 문서의 이 위치에 삽입된 그림입니다.
P2P와 커먼즈, 이 둘은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가?
P2P와 커먼즈의 관계는 전자가 커먼즈에 기여하는 행동들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으로서 작동하는 관계이다. P2P는 공동으로 관리되는 공유된 자원(커먼즈)의 창출과 유지에 기여하는 능력을 구축함으로써 ‘커머닝’ 행동을 촉진한다.
요컨대 P2P는 인간들 사이의 관계의 두드러진 패턴을 표현하며, 커먼즈는 이 관계 동학으로 작동하는 구체적인 ‘무엇’(자원), ‘누가’(자원을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 그리고 ‘어떻게’(미래 세대를 위해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자원을 파수하는 데 사용되는 프로토콜)를 우리에게 말해준다.
시민사회의 기반을 P2P 동학과 커먼즈 실천에 두면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안정된 환경의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이 커먼즈 이행의 목적이다.
1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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