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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정치와 민주주의

사회적 가치를 포획하는 금융 * 아래는 네그리와 하트의 Assembly(2017)의 10장 가운데 4개의 절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10장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포획한다 금융은 추상(abstraction)과 중앙집중화의 도구들을 제공한다. 금융자본은 공통적인 것에서 가치를 추출한다. 땅에 묻힌 물질의 가치들과 사회에 담긴 가치들 모두를 추출한다. 그러나 이 가치들은 실제로 역사적으로 생산되며 그 추출(extraction)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위로부터 본 금융과 아래로부터 본 금융 1970년대에 금융이 경제 및 사회 전체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 금융의 발생은 (지구화에 상응하기는 하지만) 사회적 저항과 봉기의 힘의 결과이자 그에 대한 대응으로 볼 .. 더보기
번역으로서의 '말 잡기' * 아래는 네그리와 하트의 Assembly(2017)의 9장의 뒤에 딸린 "Taking the word as translation"의 내용을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 Taking the word as translation 모든 사회·정치적 운동의 중심 과제는 새로운 주체성들이 발언권을 잡는 것, 혹은 프랑스인들이 말하듯이, 말을 잡는 것(prendre le parole, 발언하다)이다. 예를 들어 2011년 이래 계속적으로 샘솟아오른 다양한 야영 및 점거 투쟁들은 난점과 결점을 안고도 효과적으로 ‘말 잡기’(taking the word)의 장소들을 구축했다. 그러나 말 잡기는 그저 자신을 표현하도록 허용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말 잡기는 말 자체를.. 더보기
기업가로서의 다중 * 아래는 네그리와 하트의 Assembly(2017)의 9장 가운데 맨 뒤에 달린 "Taking the word as translation”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9장 다중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of the multitude)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무엇보다도 다중에 속한다. 이는 다중이 가진 협력을 통한 사회적 생산과 재생산의 능력을 가리킨다. 다른 많은 용어들처럼 이 말도 왜곡되었다. 다중의 기업가정신을 두 경로 즉 간접적 경로와 직접적 경로를 통해 살펴본다. 전자는 징후적 독해로서 슘페터의 기업가론을 다루어 다중의 협력적 힘을 자본이 계속 강탈함을 밝힐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적 기업가를 기업가라고.. 더보기
오늘날 다중이 필요로 하는 무기는? * 아래는 안또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새 책 Assembly의 15장 1절 "A Hephaestus to arm the multitude"의 내용을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 무장한 자기방어의 두 사례① 1871년 파리 사람들은 프랑스 군대가 몽마르트르의 포대를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 그것을 꼬뮌을 방어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② 1967년 5월 26명의 흑표범당원들이 장전된 총을 들고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사당에 들어와서 경찰의 폭력으로부터 흑인 공동체들을 방어할 권리와 의도를 선언한다. 다중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무기는 무엇인가? 오늘날 총알과 포탄이 당신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분명하다. 이런 무기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종.. 더보기
‘아래로부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 아래는 안또니오 네그리(Antonio Negri)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의 새 책 Assembly(2017)의 77-83쪽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아래로부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래로부터 볼 때 더 완전하게 볼 수 있다. ‘아래로부터’(from below)는 실로 광범한 해방 기획들의 입각점이며 우리의 분석에서 발전시킬 관점이다. 베버 : 권력(Macht, power)은 지배(Herrschaft, domination)와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 그래서 전자는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반면 후자는 명령이 복종되어야 한다. 여기서 정당화의 문제 혹은 어떻게 명령이 동의에 의해 구속되어야 하는가의 문제, 명령이 복종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필요가.. 더보기
공통적인 것 * 아래는 안또니오 네그리(Antonio Negri)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의 새 책 Assembly(2017)의 97-105쪽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공통적인 것'(the common)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Third response: the common is not property 공통적인 것은 생산에 열쇠가 되고 사유재산은 생산 능력에 족쇄가 된다. 공통적인 것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재산(소유)과 반대된다. 새로운 재산 형태가 아니라 비재산(nonproperty)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통적인 것은 공유를 위한 사회적 구조이며 사회적 테크놀로지이다. 사적 소유는 인간 본성에 내재적인 것이거나 문명사회에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현상이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근대에 들어와서 생겼으.. 더보기
네그리와 하트의 새 책 Assembly 서문 * 아래는 새로 나온 책 Antonio Negri, Michael Hardt, Assembly: Heretical Thought의 서문을 정리한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종종 소개할 생각이다. ============== 서문의 소개에 앞서 책 전체의 내용에 대해 간단한 평해본다..총평 이전 저작 『공통체』(Commonwealth)에서의 문제의식을 이어간다 . 단순한 반복 즉 중복이 없이, 실천적인 방향으로 더 발전시키고 있다. 여기서 발전이란 ① 더 깊어진 구체화 혹은 더 자세한 분석 혹은 더 정밀하게 다듬기라고 할 수 있는 것 이외에 ② 새로운 제안도 포함된다. 굵직한 논점만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리더십의 문제를 비판하지만, 이것이 모든 정치조직과 제도에 대한 포기(“수평주의의 물신화.. 더보기
트럼프의 대북한정책 * 다음은 인터쎕티드(Intercepted)의 영어 팟캐스트 “Pyongyang and the White House Gang”(1917. 8. 2.)의 일부 내용을 우리말로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진행자 제레미 스캐힐(Jeremy Scahill)과 (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해외정책초점(Foreign Policy in Focus) 국장인 존 페퍼(John Feffer)의 인터뷰이다. 존 페퍼는 이슬람에 대한 공격을 서술한 Crusade 2.0, (City Lights, 2012), 한국에 대한 미국의 현 정책과 그 한계를 서술한 North Korea/South Korea: US Policy and the Korean Peninsula.. 더보기
로렌스, 민주주의와 인격 * 아래는 로렌스(D. H. Lawrence)의 글 「민주주의」(“Democracy”)의 3절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스피노자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로렌스에게서도 민주주의의 문제는 활력 있는 삶의 문제이고 푸꼬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로렌스에게서도 활력 있는 삶의 문제는 주체의 변형을 핵심으로 한다. 고픈 배를 해결해줄 지도자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태도에서 벗어나서 스스로를 변형하는 자율적이고 자기계몽적인 개인들이 모여서 함께 자기변형하는 다중을 이루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달성과정이다. 로렌스가 말하는 주체의 변형에는 불교에서 말하는 '참나'를 찾는 과정과 유사한 과정이 포함된다. 그런데 불교에서 소승이든 대승이든 이 문제를 민주주의의 문제와 본격적으로 연결시키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 III 인격.. 더보기
따개비들 따개비들 따개비들은 서양 근대가 시작되는 시기, 그러니까 대략 17-18세기에 지구 위에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는 해방 이후 서양의 국가기구가 이식되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생물 ‘따개비’―바위, 배 밑 등에 달라붙어서 생활하며 따개비과에 속하는 생물로서 학명은 Balanidae이다―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글에서 따개비란 근대와 더불어 출현한 공적 영역―이는 사적 영역과 짝을 이룬다―에 따개비처럼 달라붙어서 오로지 사심(私心)으로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공적인 것의 사유화가 존재양태인 기생충적 존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물론 따개비들의 후원자인 언론은 이들을 ‘사회 지도층’이라고 부른다. ‘따개비’를 이런 집단을 부르는 말로 쓴 것은 나의 독창적인 발상이 아니라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찰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