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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시 - D. H. 로렌스 ‘현재’의 시 - 『새 시들』(New Poems, 1918)의 미국판 해설 D. H. 로렌스 종달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소리가 미래를 향하여 달려가는 것처럼, 매우 빠르게 아무런 고려도 없이 곧바로 미래를 향하여 달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나이팅게일 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정지를 그리고 기억의 풍요롭고 꿰뚫는 리듬을, 완성된 과거를 듣는다. 종달새는 슬프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예쁜 일시적인 슬픔이라서 거의 희망의 황홀이다. 나이팅게일의 개가(凱歌)는 찬가이지만 죽음의 찬가이다. 시도 그렇다. 시는 보통 먼 미래의 절미(絶美)한 천상의 목소리이거나 풍요롭고 장엄한 과거의 목소리이다. 그리스인들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들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과거가 심장 속에서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마.. 더보기
19세기 영국의 유리공예와 고대 베네치아(베니스)의 유리 공예의 차이 ① 영국의 장인은 패턴을 정확하게 일치시키고(accurately matching his patterns), 곡선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가장자리를 완벽하게 날카롭게 하는 것(getting his curves perfectly true and his edges perfectly sharp)만 생각한다. 그리하여 곡선을 둥글게 하고 가장자리를 날카롭게 하는 단순한 기계(a mere machine for rounding curves and sharpening edges)가 된다. ② 고대 베네치아의 장인은 가장자리가 날카로운지 아닌지를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the old Venetian cared not a whit whether his edges were sharp or not). 그러나 그가 만드는 모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