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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의 혼돈 (D. H. Lawrence) ―해리 크로스비의 시집 『태양 마차』에 붙이는 서문 시는 단어의 문제라고들 말한다. 이는 그림이 물감의 문제이고 프레스코가 물과 수성페인트의 문제이다라는 말만큼 맞다. 이는 온전한 진실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서 만일 이 말을 대단한 진실인 것처럼 말한다면 이는 약간 지각없는 일이다. 시는 단어들의 문제이다. 시는 단어들을 한데 엮어서 찰랑대고 딸랑대는 색깔들의 흐름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는 이미지들의 상호작용이다. 시는 생각을 무지개 빛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시는 이 모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또다른 어떤 것이다. 앞의 모든 요소들이 주어진다면, 무언가 시와 매우 유사한 것, 옛 낭만적 이름인 포에지(poesy)를 빌어다 붙일 어떤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포에지는 골동품처럼 항상 인기있을 것이다. 그.. 더보기
로렌스의 세잔론에 대하여 로렌스의 세잔론에 대하여 (로렌스의 "Introduction to these Paintings"에서) 로렌스는 ① 재현을 말한다. 그러나 이 재현은 ② 삶에 충실한(true-to-life) 것이며 ③ 상투형들(cliches)과의 싸움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④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로렌스는 시각적 비전은 곧 상투형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정남영] 시각은 잠재성을 가장 짙게 가린다. ) 더군다나 이는 ⑤ 인간의 ‘사과되기’를 거쳐서 이루어진다. ⑥ 이로써 로렌스가 말하는 것이 사실주의적 재현이 아님은 명백하다. 사실이란 무엇인가? 상투형들이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상투형들의 새로운 모음, 습관화된 기억들의 새로운 배열”이 아닌가? (“상투형은 정서적이고 직관적인 뿌리를 .. 더보기